문재인 대통령 중국 국빈방문 당시 우리 기자들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은 매우 심각한 사건이다. 중국이 비단 우리 기자들에게만 폭행을 하지 않고 과거 미국과 프랑스 언론인들에게도 그와 유사한 폭행을 했다는 것에서 위로를 받을 것이 아니라 미개한 중국인의 사회성을 이 기회에 세계적인 이슈로 몰고 가야 한다. 그리고 이 사건에서 보여준 중국 정부의 태도도 비난받아 마땅하다.　이미 잘 알고 있듯이 그날 폭행당한 기자들은 출입이대통령의 방중일정을 취재할 수 있는 비표를 소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나라든 방문 국가의 기자들은 비공개 회담을 제외하고는 자국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상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설명 없이 취재를 요구하는 기자를 끌고가 폭행한 것은 중국인들의 안하무인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중국인들은 갑작스러운 국가발전에 도취돼 이성을 잃은 듯하다. 과거 중화사상이 부활해 자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을 멸시하고 조롱하는 버릇이 고질병인 것 같다. 21세기에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세계관이다. 우리가 잘 보아오지 않았는가. 사드 설치문제는 그것에 어떤 이유였든지 대란민국 국가안보를 위한 것이지 중국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생트집을 잡고 중국내 한국 기업에 대한 탄압을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 한국행 관광객들의 출국을 막고 몽니를 부렸다. 얼마나 대국답지 못한 졸렬한 트집이었던가.　기자들이 폭행당한 사건은 문대통령에 대한 홀대와 긴급하게 연관됐다. 우리 대통령을 우습게 여기니 기자들도 그랬던 것이 아니냐는 관점이다. 물론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지만 충분히 그런 상상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에서보다 국내에서 더 놀라운 주장이 나오면서 벌어졌다. 바로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가 경호원들의 폭행은 정당방위라고 주장한 것이었다. 여기에 문대통령의 지지자들은 대통령의 방중을 홀대, 사대외교로 폄하하는 언론의 기자들이 당했으니 고소하다는 투로 거들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건은 편을 갈라 진실 여부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정부도 공식 채널을 통해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우리 국민이 외국에 나가서 폭행을 당한 일이다. 아무런 잘못도 없이 당한 폭행에 대해 정치적 관점이나 진영논리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국민 모두가 하나가 돼 중국의 무지막지한 몰상식에 대해 규탄하고 미성숙한 의식을 질타해야 할 때다.　여기에 야당과 보수언론의 태도도 문제다. 한 나라의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해 정상외교를 펼치고 막혀 있는 국제관계를 뚫기 위해 노력한 점을 두고 `홀대 당했다`느니 `혼밥을 먹었다`느니 `알현하러 간 조공외교`라고 헐뜯는 발언을 한 것은 지나치고 기가 찰 노릇이다. 특히 `혼밥`으 문제는 크게 잘못된 시각이다. 그렇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하노이의 쌀국수집에서 혼자 밥을 먹은 일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혼밥` 논란이 인 서민식당 식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평소 즐긴 서민과의 소통 행보다. 이미 중국 정부와 충분한 의논이 있었고 서민식당에서 중국인들과 함께 그들의 아침식사를 소박하게 한 것이다. 여기에 중국인들은 경의를 표했고 그 식당은 `문재인 식단`을 만들어 팔겠다고까지 하지 않았는가.　접근 방식의 문제겠지만 자신의 정치적 입장과 다르다고 해서 무조건적 비방은 옹졸하다. 홍준표 대표의 일본 아베 총리 접견과, 안철수 대표가 바른정당과의 합당 발표 후 의원총회에 나타지 않은 점에 대해서 집중적인 비난을 퍼붓는다면 우리나라 민주주의 정치는 설 곳을 잃어버린다. 이념을 달리하고 생각이 다른 정치인의 정치행위는 어떤 방식이었든 존중돼야 하며 결국은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언론과 반대 진영에서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일제히 비난한다면 민주사회의 정당한 의견표현의 도를 넘은 것이다.　중국에서의 기자 폭행은 정치적 논리로 접근할 수 없는 일이다. 자국민이 외국에서 위험한 순간을 맞았다면 전국민이 하나가 돼 그 이유를 따지고 집단적으로 항의해야 할 문제다. 이것은 언론의 자유를 논하기 전에 민족자존의 문제다. 더 이상의 의견 분열을 바람직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