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순교 현장의 순교자들을 보시다가　울음을 터뜨리셨다　나를 모른다고 해라　고통을 못 참겠다고 해라　살고 싶다고 해라　　나의 고통이 부족했다면　또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련다고 전해라　 　-김남조 　성탄절이 가까워 온다. 김남조 시인의 시`순교`는 짧지만 강력한 의미로 다가오는 의미심장한 시다. 당신의 신은 누구인가? 과연 하느님은 계신가? 하느님은 우리들이 당하는 고통을 알고 계신가? 고통과 죽음의 의미, 인간의 운명과 기적의 의미, 이런 알 수 없는 삶의 질문들은 영원한 신비 속에 묻혀 있다.　우리는 이 땅의 많은 순교자들을 기억한다.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 때 예수님 때문에 죽어간 이 땅의 많은 순교자들. 그들은 왜 그렇게 하느님을 믿고 순교를 당했을까? 거칠게 말해서, 그들은 예수님의 기적을 믿고 하느님을 믿는다는 이유 하나로 우주를 주도 바꿀 수 없는 아까운 목숨을 버렸던 것이다..　예수님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죽어가는 이 땅의 무수한 사람들의 처절한 순교의 현장을 보았다면 과연 무엇이라고 말했을까?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나를 모른다고 해라" "나를 모른다고 해라" 순교 현장의 순교자들을 보며 울음을 터뜨리는 예수님! 아마 그랬을지도 모른다. "고통을 못 참겠다고 해라" "살고 싶다고 해라" "나의 고통이 부족했다면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련다고 전해라"　예수님의 얼굴을 밟고 지나가는 것으로 배교의 척도로 삼고자 했던 잔인한 현장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이었다. 예수를 모른다고 해라, 예수의 기적은 물론, 예수를 믿지 않는다고 하면 살 수 있었을텐데… 고통의 절망 속에서 죽음을 택한 순교자들의 숭고한 생애! 우리들에게 과연 무슨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는가. 　한번 뿐인 우리들의 삶!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할까? 순교자의 얘기는 언제나 우리들에게 찡한 감동으로 다가 온다.　순교자의 핵심에 놓인 주제는, `고통의 의미`와 `가치 있는 삶`이다. 인간이 당하는 고통에는 의미가 있는가? 이 무의미한 세계에 사는 인간은 어디서, 어떻게 삶의 의미를 찾는가? 이 질문은 삶에서 절실한 주제이다. 죽음은 모두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마지막 순간가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죽음을 택한 순교자들의 처절한 용기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무슨 메시지를 던져 주는가. 　당신의 신은 지금 고통속의 백성들을 알고 있는가? 아무 관심도 없는 건 아닌가? 희망이 없을 때 인간은 동물이 되고, 약속이 없을 때 인간은 야만이 된다는 말이 있다. 신을 믿던 믿지 않던, 죽음 앞에 우리는 언제나 먼지 같은 존재의 한 인간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