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도 좁고 부존자원도 없는 것이 우리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우리는 최단 시간 내에 세계 10대 ‘경제강국’으로 급성장했다. 그 이유나 배경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국민에게 구체적인 설명이나 강조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따라서 이제라도 정부는 빠른 시일 내 대한민국의 정신(精神)을 설정한 후 대외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이는 국가의 미래 그리고 국민 대통합을 위해서도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반도 주변에는 일본, 중국 등 세계 최강국이 포진해 있다.예로부터 이들은 우리 영토를 침범해 수탈(收奪)하거나 우리 국토를 유린(蹂躪)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 세월만 해도 1400년간 지속했다. 국가로 치면 중국이 가장 비중이 높았다. 더욱이 중국은 현재까지 우리를 그네들의 속국(屬國)인 양 착각하고 있다. 그리고 중화사상(中華思想)을 앞세워 그들이 마치 세계 최고인 듯한 우(愚)를 범하고 있다. 특히. 한 ‧ 중간 행위에 있어 그들의 유리한 쪽으로만 몰고 가는 등 철저한 화상(華商) 기질을 드러내고 있다.특히, 일본은 36여 년 동안 우리 국토를 강제 점거해 우리 문화와 민족성을 모두 말살(抹殺)하는 정책까지 폈다. 이후 한반도는 6.25동란으로 온 국토가 피폐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황무지 속에서도 우리는 경제를 꽃피웠고 문화까지 재융성하면서 전 세계가 대한민국을 알 정도로 국격(國格)은 급성장됐다.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에 있어 중국 측이 보인 외교행위를 보면 너무 치졸하기 그지 없다. 그들은 유교사상을 존중하면서 스스로 대국(大國)이라고 칭하고 있다. 하는 행위를 보면 시대변화에 부응하지 못한 봉건시대 수준이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중 과정에 있어 대통령을 비롯 외교 참모들이 그들의 작태 의도를 모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비단 이번 문 대통령의 방중뿐아니라 수천 년동안 중국이 우리에게 보인 행태는 상식 이하의 자세였다. 그들이 그렇게 한다고 해도 우리 대한민국은 흔들리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그들은 모르는 것 같다. 여기서 우리도 알고 중국 그리고 전 세계가 꼭 알아야 할 것이 우리 민족의 ‘기질(氣質)’과 ‘근성(根性)’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갖은 내부변란과 외세침입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티면서 재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기질과 근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다. 우리 몸 속에 감춰진 피(血)가 그렇기 때문이다. 이를 확인해 준 이가 대한민국 최고의 지성이자 위대한 사상가 범부(凡父) 김정설(金鼎卨 ‧ 1897~1966)이다.범부가 지난 1961년 8월 18일 오후 2시부터 조선일보사 회의실에서 열린 “우리 민족의 장점과 단점을 말한다” 주제 하에 밝힌 좌담회 발언을 보자.이 자리에는 범부를 비롯 류광렬(평론가), 이희승(서울대 교수), 함석헌(종교인) 등과 조선일보 측에서는 최석채(편집국장), 조덕송(문화부장), 선우휘(기획위원) 등이 참석했다.이들은 한국 격동기의 각계 명망있었던 대표적 인사들이다. 선우휘가 범부에게 “옛날의 삼국사기, 삼국유사라든가 기타 고전 문헌에서 살펴보아도 우리 조상의 인간성이 그리 나쁜 것 같지만은 않은데 근세에 이르러 이기적인 면이 너무 발달한 것 아니에요? 라고 물으니, 이렇게 답했다. “세계 어느 민족을 치고 장단점(長短點)이 없는 민족이 없어요, 다 비슷비슷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요즘 민족개조론(民族改造論) 얘기가 자주 나오는데... 단처(短處 ‧ 부족하고 모자라는 점)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건 아닌가요. 1년 남짓한 시기에 두 번이나 혁명을 겪었으니 무리는 아니지만... 나는 일언이폐지(一言以蔽之 ‧ 한마디로 해서 그 뜻을 다함)해서 우리 민족같이 ‘총명(聰明)’한 민족도 드물다고 보는데요. 어떤 이는 ‘한문자(漢文字)’를 조선 사람이 만들었다고 그래요. ‘창힐(蒼頡)’이라는 ‘동방인(東方人)’이라고 말을 해요. 그것이 사실인지 여부를 대해서는 확인하기 곤란하지만 ‘오행설(五行說)’까지 이쪽에서 들어갔다는 말이 있어요. 거기에 대한 고증이 되어 있지 않아서 모르지만 ‘신선(神仙)’이라는 것만 해도 옛날엔 한자로 신선 ‘선(仙)’ 자는 쓰지 않았어요.신선 ‘선’ 자는 장자(莊子)와 굴원(屈原)의 초사(楚辭)에서부터 나와요. 그 이전 문헌에는 ‘선’자는 없습니다. 사서삼경(四書三經)에 육경(六經)을 보탠 십삼경(十三經)에도 ‘선’ 자는 한 자도 없어요. ‘봉선기’라는 것이 있는데 이 봉선기에 볼 것 같으면 진시황이나 신선의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것이 모두 중국 사람이 아닌 ‘제인(齊人)’이나 ‘연인(燕人)’라고 그랬어요. 그게 ‘우리나라’ 사람을 두고 말한 것 같아요. 사실 다른 민족으로서 한인(漢人‧중국인)하고 비교할 수 있는 문학을 가진 민족이 어디 있느냐. 문화로서 비교할 수 있는 것은 ‘한국민족’ 이외엔 없다고 그래요. 중국에는 책 2 만권쯤 읽은 사람이 흔하고 수십만 권씩 가지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우리나라 사람은 책 만권을 구경한 이가 드물어요. 그러고도 그들과 그만큼 ‘대등(對等)’할 수 있다는 것으로 미루어보면 우리 한국인은 기가 막히도록 ‘총명’한 게거던...”함석헌이 범부에게 “기질이라는 것도 역사와 지질학적으로 결부해서 생각해야 되지 않겠어요” 라고 물었다. 범부는 “우리나라 지리(地理)가 아주 불행하게 생겼단 말이예요... 반도(半島)가 하나 내밀었는데 이것이 산이 아니면 골짜기요, 평야라는 것이 우리 국토에는 없거든...서해 연안에는 연안평야 같은 것이 더러 있지만, 그것은 평야가 아니고 ‘개땅(갯벌)’이예요. 산이 아니면 골짜기요 등 너머 등이 있고 골짜기 너머 골짜기라... 이런 데 살고 보면 그 ‘기질’이란 것이 ‘골장패’ 기질이 되거든... 게다가 ‘총명’하다, 산이 맑고... 냉수를 어디 가서나 마실 수 있고 산에 들어가면 향기에 싸여 있는데 등과 골짜기뿐이야. 마을마다 말씨가 다른 이유지. 그런 반도가 대륙 끝에 가 달려 있고 토지, 인구가 우리의 몇십 배나 되는 큰 대륙이 우리나라의 역사라고 할 것이 성립되기 이전에 ‘통일(統一)’되었으니 아무리 훌륭한 민족이라도 행세할 수 없었지요. 이런 조건 가운데서 ‘이만한 역사’가 성립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잘난 거예요”라고 했다.범부는 대한민국이 낳은 최고 천재다. 하늘 아래 최고의 밝은 머리의 소유자이면서 사상가다. 그는 56년 전 혼란기 속에서도 우리 민족성을 중국과 대등(對等)한 관계로 표현했다.범부는 중국의 역사와 문화는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한(漢) 문자를 만든 것은 그들이 아닌 ‘우리’라는 추론까지 했다. 그리고 지리적으로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우리의 역사를 성립한 것은 우리의 기질이 ‘골장패’였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그리고 총명함도 포함했다.우리도 알아야 하고 중국도 알아야 할 것을 범부는 제시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국가와의 싸움, 경쟁에 있어서도 이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