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성장이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의 추구를 통해 모두에게 더 많은 기회가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속적인 성장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는다면 공정성 여부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성장을 위한 수단만을 시장의 원칙에서 찾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는 어떤 성장 정책이 국가와 사회를 부유하게 만들고 특정 산업분야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어 주는지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있겠지만, 과연 이 정책들이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할 동등한 권리의 기회를 제대로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 　산업혁명 이후 동서양을 막론하고 지속적인 경제적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경제적 가치를 너무 열심히 추구한 나머지 우리 사회는 시장경제 체제를 건강하게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고 원하지 않았던 많은 사회적 문제를 마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무한 경쟁은 급속한 기술적 발전을 통해 물질적 풍요를 이루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사회적 불평등으로 극심한 갈등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성장 위주 경제 정책의 후유증으로 빈부격차의 심화로 인한 양극화 현상, 높은 실업률과 청년 실업 문제, 부동산 급등에 따른 높은 거주 비용, 양질의 사회서비스의 부족, 그리고 지역 공동체 붕괴 등등 여러 사회문제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더욱이 IMF사태와 미국의 금융위기 여파 이후 일자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사회의 전체적인 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도 아쉽게도 근로자들의 평균 가처분 임금 수준은 점점 낮아지기만 하는 현실 속에서 우리 사회에 많은 빈곤층과 소외계층이 존재하게 되었으며, 설상가상으로 중산계층마저도 붕괴됨에 따라 소외계층의 폭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문제들은 경제적 가치를 중시함에 따라 사회가 지속적으로 공유해 온 보편적 가치가 무너지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연예,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에서, 인간관계와 내 집 마련을 포기한 5포 세대를 거쳐 꿈과 희망마저도 포기한 7포 세대라는 상실감으로 가득한 청년들과 인구절벽으로 지역마다 급속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한 여러 문제들을 마주하고 어떻게든 문제들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소득의 증가를 통해 빈곤계층을 축소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인 것처럼 대두되고 있지만, 단순한 부의 재분배 확대를 통한 소득 격차 완화, 공공부분의 고용과 공공부문을 통해 제공되는 각종 사회서비스의 확충을 통해 보육, 교육, 의료, 주거, 노후 보장에 대한 부담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아니다. 　우리 사회의 보편적 가치를 회복하고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가치를 통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경제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