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시작이 오늘이다. 오늘은 지금 지내고 있는 이 날이며, 하루는 시간상으로 24시간 일주야이다. 처절한 표현이긴 하지만 오늘은 어제 세상을 떠난 사람이 그렇게도 살고 싶어 했던 내일이다. 인생 일대기가 100년이라 해도 그 일생 또한 오늘 하루에서 시작된다. 오늘을 얼마나 보람 있게 보내느냐에 따라 일생의 나침반도 위치를 정한다. 많은 선현들의 말씀가운데 "오늘을 잡으라. 내일이 있다고 믿지 말라"는 것이 있다. 　일찍이 배워온 주자(朱子)의 면학시에도 청년시절은 다시 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이 다시 오지 않으니, 때에 맞춰 열심히 노력하라. 세월은 결코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했다. 오늘이란 시간은 분명히 우리에게 허락된 단 하나의 확실한 소유물인 것이다. 　그래서 인간 모두에게 하루라는 시간이 공평하게 주어지며 사람들은 각자가 시간의 개척자가 되어 자기 나름의 노력을 기울인다. 생각과 계획이 다를 뿐 하루에 먹는 음식은 하루 세 끼의 정식이다. 육신의 지탱을 위해서 영양이 되는 물질인 영양소를 섭취하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거의 공통된 처지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생각을 유지시키기 위해서 양분을 얻어 육체를 관리하는 것은 생물학적이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을 3등분하여 6시간 간격으로 조식·중식·석식으로 하루 삼시(三時)를 때운다. 이상한 사실은 사람은 오늘의 중요성을 잊고 언제나 내일을 걱정하며 살아가는 존재이다. 성서 `복음서`에도 "그러므로 내일 일은 걱정하지 말아라. 내일 걱정은 내일에 맡겨라. 하루의 괴로움은 그 날에 겪는 것만으로 족하다" 했다. 　하루도 조그마한 일평생이다. 날마다 잠에서 깨어 진리에 일어남이 그 날의 탄생이요, 신선한 아침마다 짧은 청년기를 거쳐 자리에 누우면 그 날은 끝이라는 것이다. 밤과 낮은 하루를 대표하는 두 개의 얼굴이다. 이들은 서로 반동하면서 교체한다. 어둠에서 밝음으로, 고통에서 희망으로, 끊임없는 밤과 낮의 되풀이 속에 긴 세월이 그리고 하나의 역사가 전개된다. 　하루 속에 인간의 고뇌가 존재한다. 밤이 고통과 절망이라면 낮은 행복과 희망을 뜻한다. `하루가 일생`이란 말이 그런 의미가 내포되어 있으며 결코 하루살이가 아님을 입증한다. 그러나 즐거움 보다는 슬픔이 많은지 인생을 고해(苦海)라 했고 죽음이라 했다. 　소설가 이광수의 글에도 "늙으면 죽되, 늙으면 다시 살 수가 없구나/ 인생 백 년이 하루살이 같지 아니하냐/ 만나면 떠나고 떠나면 만나기 어려우니/ 인생 백 년에 기쁜 날이 없구나/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 같지만 이승에 살아있다는 가치가 바로 생명이다. 　세상사 생각하기 나름이라고 보람과 소망이 인간의 무기다. 소크라테스도 속뜻을 깊이 새기어 맛보는 "음미되지 않는 인생은 살 보람이 없다"는 말을 남겼다. 사람이 세상에 사는 것은 단 한 번뿐이다. 다시 말하면 무의미한 생활로 일생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있다. 　보람된 일이 있다면 그것 자체가 기쁨이며, 가장 큰 즐거움은 `너는 할 수 없다`고 한 것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어떤 심리학자는 인간을 가리켜 "희망을 먹고 사는 존재"라 했다. 미래는 강한 용기이며, 새로운 의지이다. 　희망이 끊어지면 마음이 병들고 바라던 것이 이루어지면 생기가 솟는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행복한 자는 희망에 의해서 살며, 서양 속담에 "빈곤과 희망은 어머니와 딸이다. 딸(희망)과 함께 즐겁게 얘기하고 있으면, 어머니 쪽(빈곤)은 잊는다" 　우리는 보잘 것 없는 재산보다 훌륭한 희망을 가지는 것이 더 소망스럽다. 소원은 신앙의 원천이며, 희망이 없으면 절약도 없다. 희망은 일상의 시간이 영원한 것과 속삭이는 대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