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 앞마당은 붉고 짙은 단풍잎들이 찬란하게 만추의 서정을 수놓고 있다. 청풍 한줄기 가로지르는 청량하고도 호젓한 숲속에 자리를 잡은 동리목월기념 사업회는 문학인들의 많은 협조 함께 동분서주 뛰며 여력을 다하고 있다. 　지난 11월 23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한·호 문학 교류를 성황리에 개최하였다. 베트남 전쟁 이후 지금까지 처음 열리는 심포지엄이기에 베트남 측에서 처음에는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으나 한국 측의 끊임없는 노력 끝에 어렵게 성사가 되었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호치민 작가들의 마음은 그와 정반대로 온화하였다. 우리와 베트남인은 동양인으로 신체의 구조나 정서가 너무나 유사하여 서로 마음을 쉽게 잘 이해하는 것 같았다. 생각 이상으로 따뜻하고 친절하게 맞이하여 주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출판 기념회도 초대 받고 전쟁 박물관도 견학하고, 한·베 엑스포의 전시 장면도 둘러보았더니 감회가 새로웠다. 시가지는 온통 오토바이의 불결이 가는 곳 마다 넘쳐 나고 그 속에 자동차가 아슬아슬 비켜 달리는 장면들은 함께 동승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베트남은 전체 인구가 9000만이고, 호치민 인구가 900만 명으로 서울보다 조금 작은 도시이다. 겨울이 없기 때문에 일 년 내내 농사를 지을 수 있고 비옥한 환경 덕분에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비교적 좋은 조건을 가진 나라이었다. 주로 젊은 층의 인구가 많아서 노동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 풍부한 곳이 있었다. 　역사적으로 중국과 한국, 베트남이 동시에 발전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고, 중국의 침략을 받아 민족적 위기를 겪을 때도 있었으며, 모두 유교 문화권에 속하지만 불교문화를 받아들이기도 하였으며, 20세기 초 강대국으로부터 침략을 받아 식민통치의 경험을 하기도 했고, 분단의 아픔을 겪는 등 여러 가지로 공통점이 많았다. 　이렇게 양국이 서로 비슷한 상황아래 문학 심포지엄의 개최하느니 만큼 그 가치가 높게 평가되었고, 이 대회를 계기로 양국 간 교류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으며,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는데 양국의 의견이 쉽게 모아졌다. 더욱이 베트남과 한국의 문학 교류를 바탕으로 문화는 물론이고 경제적인 면까지 함께 공존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 되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서로 간에 처음 하는 행사이지만 서로의 노력으로 내실을 기하였고 이를 계기로 앞으로 양국의 문학 발전 방향에 새로운 디딤돌이 되었다. 한국 작가로서는 베트남 통 잘 알려진 `세월`소설의 작가인 방현석(중앙대 부총장)교수를 비롯한 이순원, 백시종, 정영욱, 정민호 작가들이 발표하고, 베트남 측에서는 판호앙, 응웬티탄쑤언, 팜시사우, 반레, 응웬 꾸앙 티에우 작가들이 참가하여 한·베 문학의 현황과 상호 교류를 시도했다는 점이 양국 간에 무에서 유를 창조하게 되어 이것이 커다란 성과로 나타났다.　마지막 기념사진 촬영을 하면서 필자와 호치민 작가협회 쩐반 뚜언 주석이 앞으로 영원한 동반자가 되자는 무언의 약속으로 손에 손을 잡고 또 잡으면서 다짐을 하였다. 서로가 불과 며칠 되지 않았지만 너무나 가까워졌고, 마음과 마음이 하나가 되었으며, 이번 행사가 `사이공 해방 신문``젊은 나이` 등 베트남 유명 일간지에 대서특필(大書特筆)로 게재 되었기에 베트남인에 마음속에 깊이 각인되기도 하였으며, 비록 짧은 시간이나마 전쟁의 아픈 상처를 달래는 위로의 시간이 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