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철새 이동철을 맞아 전북 고창 오리농장에서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돼 겨울철 AI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지진이 계속되고 있는 포항지역의 경우 대부분의 물자와 인력이 지진피해 복구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어서 자칫 AI방역에 차질을 빚지 않을 까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겨울 전남 해남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4개월 넘게 3천787만 마리의 가금류가 도살 처분되는 등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낸바 있다. 경북지역의 경우 지난해 AI 사태에서 유일하게 청정지역을 사수했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AI 차단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할 상황이다.　지난 18일 전북 고창의 한 오리농가에서 오리를 출하하던 중 N5 조류인플루엔자 AI 항원이 검출됐다. 지난달부터 야생분변에서 저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된 적은 있지만 농가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더욱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경북도의 경우에도 올해 더욱 긴장하고 있는 것은 9월 이후 영천, 경산 등지 야생조류 분변에서 저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된 바 있기 때문이다. 현재 농식품부는 AI 긴급행동지침에 따라 고창 해당 농장 반경 500m 지역에 출입을 통제하고 차량 소독은 물론 철새도래지와 가금농가 방문 등을 통제하는 등 고병원성 AI 발생에 준하는 방역을 하고 있다. 　경북도가 현재까지 보여준 AI 차단 활동은 일단 합격점이다. 방역 취약농가 전담공무원제, 출하가축 검사 강화, 거점소독시설운영, 입식출하사전신고제, 출하가축검사 의무화, 전통시장 오리 등 기러기목 출하금지, 철새 검사 등 AI 차단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또 구미 해평 철새도래지를 비롯한 영천·경산·김천·안동호·형산강 등 6곳을 추가해 주기적인 소독과 함께 분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할 수는 없다. 특히 지진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포항지역이 문제다. 공무원은 물론 가금류 농가 중에서도 지진 피해를 본 농가가 많아 AI 차단 방역에만 진력을 다 할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만일 이 시점에서 포항지역이 AI에 뚫린다면 엎친데 겹친 격이 된다. 지진현장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전염병의 창궐인데 중국에서는 이미 H7N9형 변종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고 있고 인간에게 감염될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도는 당사자인 포항시와 시민들이 지진 피해 복구에 매달려 있는 지금, AI만큼은 포항시민들이 덜 신경을 써도 되도록 대신 차단방역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인근 경주와 영천시, 영덕군은 마치 제집 지키듯 AI 차단방역에 진력해 인근 포항시민의 부담과 우려를 들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