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아세안 정상회담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이 갑자기 환해졌다. 항상 웃고 밝은 표정을 짓는 문 대통령이지만 유독 그 날 만큼 좋아지기는 취임 이래 처음일 것이다.　이는 미얀마 등 아세안 정상들이 문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의 새마을사업 지원으로 너무 감사하다" 등의 표현을 했기 때문이다. 통상 외국 수반들이 모인 정상회담에서 주고받는 덕담은 외교적 수사에 불가하다. 또한 국가 간에 이해관계를 따지기에 철저한 실리에 따라 머리싸움 등 고공전을 펼친다. 그래서 해당 국가에 대한 감사의 표현은 극히 의례적으로 단순한 내용만 담고 있다.　이 선상에서 각국 정상들의 감사 멘트는 가슴에서 우러나온 것이며, 진정성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근대화 대표 브랜드인 이 `새마을운동`은 개발도상국들이 크나큰 수혜를 봤다는 의미일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새마을운동이 적폐(積弊)로 규정된 것은 사실이다. 왜 적폐로 됐을까 하는 물음에는 장기 집권한 박정희가 이 국민운동(國民運動)을 출발시켰다는 정치적 불만이 정답일 수 있다. 그리고 이어진 박근혜와도 떼어 놓으려 해도 뗄 수 없는 등 박 씨 부녀의 역사적 기록이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현 정권에는 박정희 시대의 피해자들이 참여하는 등 박정희의 실적을 모두 부정하고 싶을 심정일 것이다. 　이러한 구원(舊怨)으로 현 정부 들어 새마을 기(旗) 게양을 두고도 일부 세력들이 불만을 표시하거나, 훼손하기도 했다. 공직사회도 새마을의 첫 글자인 `새` 자도 거론하지 않는 등 금기어(禁忌語)로 추락했다. 새마을운동이 박정희 시대의 성과물이어서 현 정부에서 공격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위해 큰 역할을 한 것이다는 것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특히 오늘의 대한민국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린 바탕에는 이 새마을운동이 있었다. 더욱이 우리가 겪었던 빈곤퇴치의 방법을 아시아 ·아프리카에까지 수출하는 등 한국 세계화의 역군이었다.　이같이 훌륭한 위업(偉業)을 달성한 국민운동을 더욱 발전시키고 이어져야 한다는 것을 천명한 문 대통령에게 박수를 보낼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담 후 "새마을운동을 비롯해 전(前) 정부 추진 내용이라도 성과가 있으면 지속적으로 추진하도록 여건을 조성해 달라"는 지시는 적폐청산(積弊淸算)과 승계(承繼)를 명쾌하게 구분을 지은 것이다. 이러한 용단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높이는 촉매제가 됐다.　물론 `적폐`는 당연히 청산되어야 마땅하다. 그렇지만 전 정권이 남긴 중요한 성과물은 사장(死藏)시켜서도 안 되고, 이어가야만 대한민국 호(號)가 더욱 발전할 수 있으며 정통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래서 현 정부는 이 새마을운동을 활용함에 있어 그 대상을 한반도 통일(統一)을 위한 국가적 프로젝트로 다시 한번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통일은 현시대를 사는 우리의 염원이다. 더욱이 한국 통치권자의 최대 업적일 수 있는 것이 한반도 통일인데, 과연 이 통일을 어느 대통령이 달성할 것이냐고 물을 수 있다.　한반도는 수천 년간 외세에 시달려왔다. 특히 한반도 주변 국가는 세계 최대 강국들이 포진해 있다. 중국, 일본, 러시아 그 틈에 소국인 대한민국이 버티고 있는 것을 보면 한민족 고유의 근성(根性)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를 입증시킨 것이 새마을운동이다.　북한 역시 우리와 같은 문화,같은 민족 등 동질성을 띠고 있다. 북한의 빈곤퇴치나 산업화가 그들의 몫이기도 하지만 우리도 일정 부분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새마을운동을 북한사회에 필히 전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리적 통일은 그 부담이 크다. 북한 경제 실상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것이 JSA에서 발생한 북한군이다. 몸속에서 기생충이 나온 것을 보면 식량이나 보건위생은 최악의 환경임이 확인된다.　2016년 북한 1인당 소득은 146만원(1,300달러)인데 반해 남한은 북한보다 약22배 높은 3천200만원(29,000달러)이다. 이 소득 격차 현상에서 당장 통일이 된다면 그 부담은 우리의 몫인데, 이럴 경우 남한 경제마저 휘청거릴 수 있다.　통일은 반드시 이뤄진다. 그렇다면 통일비용 절감이나 북한 주민들의 의식개혁을 위해 이 새마을운동을 보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북한의 도발 행위를 보면 경제와 관련돼 있다. 사회주의에 물던 북한 주민과 사회구조를 자본주의화 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우리가 했던 정신개혁 운동이 포함된 새마을운동이 북한에 전수될 경우 한반도 평화통일은 절반 이룬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