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하는 사람의 특질-끼·깡·끈

흔히 말하는 출세(出世)란 무엇인가? 사회적으로 어떤 분야에서 높은 지위나 독보적인 경지에 이르는 것이라고 할 수가 있다. 종교적인 개념으로서의 출세간(出世間)이라고 하는 것과는 다른 의미이다. 　이처럼 출세하기 위해서는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기질상의 특징 즉 `특질`이 있는 것이냐 또 있다면 어떤 것이냐 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소위 출세했다는 사람들의 일생을 과학적 방법으로 관찰·조사한 연구들이 있을 것이다. 　그 중에 인간의 욕구를 절제하고 목표를 설정하는 것과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 간의 상관관계를 실험적으로 설명한 2000년대 초 미국의 `마시멜로 이야기`라는 책이 있다. 아이들에게 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어도 좋으나 먹지 않고 참으면 한 개 더 준다고 했을 때 먹어버리는 아이보다 먹지 않고 참았다가 나중에 한 개 더 먹는 아이가 후일 인생에서 성취도가 더 높다는 것이다. 　이에 의하면 목표를 정하고 그를 향해 절제와 인내를 잘 하는 것이 출세할 수 있는 `특질`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전부는 아닐지 몰라도 절제와 인내를 잘 못하는 사람보다는 잘 하는 사람이 더 성공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 이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너무 교과서적이다. 　현실적으로는 우리사회에서 소위 출세를 한 사람들을 보면 집안 배경이나 경우에 따라 외모, 운(運) 등도 작용하는 것 같다. 그러나 이들은 `특질`이라기보다는 여건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또 인생의 비전 또는 목표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넓은 의미의 역량에 관한 사항으로서 멘토나 스승을 잘 만나면 해결될 수도 있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필자의 직·간접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출세 `특질`의 핵심 요소라고 생각되는 세 가지만을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끼`다. 목표 달성을 위해 몰입하는 일종의 프로정신이라 할 수 있다. 미쳐야(狂) 미친다(及)고 했다. 미치지(狂)않으면 미칠 수(及) 없는 것이다. `축녹자 불고토`(逐鹿子不顧兎) 즉 `사슴을 ㅤ쫓는 자는 토끼를 쳐다보지 않는 법`이다. 　이러한 몰입 내지 집중을 위해서는 깡만으로는 안 된다. 우선 목표가 있어야 하고 그를 향해 미치는 것이다. 미치려면 끌려야 하고 끌리려면 `끼`가 있어야 한다. 자신의 소임을 미친 듯이 사랑하고 즐겨야 한다. 그래서 미쳐 집중하는 것이고, 집중이 초인(超人)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 `깡`이다. 무슨 일이든 크고 작은 고비나 위기가 있게 마련이다. 이를 참고 돌파해 나가는 것이다. 8부 능선에 이르렀을 때 엄습하는 이른바 `8부 능선의 고통`을 이겨내고 뛰어넘는 것이다. 아픔 없이 얻는 바 없고(No Pain No gain), 경계를 넘지 못하면 성취도 없는 것이다(No cross No crown).　여하한 학업이나 과업 수행 등에 있어서 `극한 상황을 두려워하지 마라.`고 예전에 선배들로부터 배운 바가 있다. 그 순간이 목표 도달 바로 직전이라는 것이다. `인간의 극한 상황은 바로 신이 주는 기회`(Man`s extremity is God`s opportunity)인 것이다. 극한 상황에서 포기하면 실패하는 것이고 밟고 넘어가면 성공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 언덕을 넘으면 푸른 평원이 보인다.`고 했다. 　셋째, `끈`이다. 이는 평소에 내·외적인 인간관계, 협력관계, 교우관계를 중시하여 잘 관리하는 것이다. 멘토나 사부(師父)를 만나 잘 모시는 것도 이에 해당한다. 소위 말하는 연줄이나 빽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기질은 `사람` 중심의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강한 휴머니즘을 그 본질로 하는 것이다. 　일종의 노련한 테크닉에 의한 인간교제나 인간 조종(操縱)으로는 일시적인 끈은 형성될 수 있으나 종국의 끈이 형성되지는 않는다. 그 바탕에 휴머니즘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끈`은 진정성에 입각한 의리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만 출세를 꼭 해야만 하느냐 하는 문제는 각자의 이념이나 철학에 관한 것으로서 별개의 논의 사항에 속한다. 그러나 소위 출세라는 것을 하려면 적어도 `끼·깡·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