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양식 경주시장의 내년 지방선거 3선 불출마 선언 이후 지방정가와 경제계에서는 그에 대한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사업가들은 최 시장과 전임 시장이었던 백상승 씨 간에 `시장직` 수행에 있어 비교하는데, 백 전 시장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시정 운영의 책임자인 시장은 완벽하게 잘 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공과(功過)에 대해 시민사회는 꼭 따진다. 가장 뒷말이 많은 것이 `인사`다. 제20회 행정고시 출신의 최 시장은 노무현 정부 때 행정자치부 제1차관을 지낸 전형적인 엘리트 관료였다. 이 때문에 시정운영과 대외적인 활동을 하는 모습에서 선출직이라기 보다 `고급관료` 냄새가 물씬 풍긴다. 그래서 `딱딱하다`, `고자세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인사 스타일은 규정보다 `Yes man` 쪽이다. 그리고 능력을 떠나 차기 선거를 의식해 지역 대문중(大門中) 출신을 승진시켰다.　비단 최 시장 뿐 아니라 타 지자체에서도 이런 성향은 있다. 그만큼 지자체장은 지역 토호와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怨)의 설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정론이다. 그러나 항상 후유증이나 뒷말이 나오는 것이 인사인데, 그는 크게 동요되거나 안중에 두지 않는 등 독선(獨善)적인 자세를 취했다.따라서 시민사회는 시민과 그리고 시청사회와는 소통하기 힘든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상공계는 `경제는 뒷전이고 문화만 중요시 한다`며 조소하고 있다. 　전 경주시장인 백상승 씨는 서울 부시장 출신이다. 재선 이후 3선을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최 시장에게 석패했다.경주지역 사회에서는 백 전 시장의 향수가 그득하게 남아있다. 뿐만 아니라 경주시청 내에서도 그를 잊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1935년생인 그는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경주시장직에 올랐다. 그의 나이는 67세였다.옛사람임에도 키나 풍모는 군대로 치면 장수형(將帥型)이었다. 칠순에도 골프 드라이버 거리가 200m 이상의 장타를 발휘하기도 했다.그가 아직 경주사회에서 회자를 되는 것은 행정 스타일이 굵고 추진력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시 일선 기관장은 물론 시청 요직을 두루 거쳤다. 수도 행정을 한 그로서는 인구 30만도 안되는 경주시 행정은 누워서 떡 먹는 것만큼 쉬웠을 것이다. 그렇지만 중앙행정과 지방행정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의 경우 행정고시 출신 등 우수한 자원이 산재하다. 그러나 당시 경주시청은 지역출신들이 대부분이고, 행정고시 출신은 간혹 도청 자원인 `부시장`이 고작이었다. 그래서 백 시장에게는 넘어야 할 벽은 시청사회를 어떻게 다스릴까 하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했을 것이다. 그 과정에 일부 간부들과 충돌이 있기도 했지만, 승자는 그였다.　지금 현직에 있는 간부의 말이다. " 백 시장은 직원들에게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유신(維新) 공무원의 전형이었다. 타 기관과 필히 협의해야 할 현안에 대해서도 시간 단축을 위해 `선 추진, 후 협의`를 강조하는 불도저였고, 책임을 부하에게 전가하는 모습은 없었다. 당시 직원사회는 항상 활기가 차 있었다. 그리고 공직자로서 보람도 있었고, 시장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백 전 시장은 재직 당시 많은 일화와 실적을 남겼다. 2000년대 전, 도심을 통과하는 형산강의 서천은 불모지였다. 그런데 그는 지역사회와 공직사회 반대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 단 1년 만에 깨끗이 정비해 버렸다. 그리고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시민운동장을 저녁에 개방했다. 이밖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책사업이었던 `방폐장` 유치를 위해 삭발까지 했다.　한 사업가의 말을 통해 백 시장의 행정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백 시장은 인허가와 관련된 담당 과장을 모두 시장실에 집합 시킨 후 사업추진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애로사항이 있으면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했다"　그런데 이 사업가는 추가 사업을 위해 현 시장과의 면담에서는 과장 1명만 배석시켜 적극 지원하라는 말만 했다고 했다. 이후 추가 사업과 관련된 시청의 회신은 `3 불가였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같은 비교 사례는 일부분이다는 것이 지역 사회의 여론이다.　시장은 시민을 위해, 지역 사회발전을 위해 불철주야로 노력해야 함이 마땅하다. 아무리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야간에도 시청 사무실에 불이 늦게라도 켜져 있을 때 지역은 발전한다. 시각과 평가에 따라 구관이 명관(明官)일 수 있다. 그러나 현관(現官)이 명관이다는 소리도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