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으로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은 24절기의 열아홉째이며, 상강과 소설의 사이로 양력으로 11월 7~8일경이다. 봄을 알리는 입춘처럼 요란한 풍속은 없지만 가정에서는 겨우살이에 미리 준비할 것들이 더러 있다. 　옛날에는 우리 조상님들이 추위와 식생활에 많은 관심과 갖추어야할 일들이 많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남자들은 이엉을 엮어 지붕을 이고, 땔감을 마련하는 것이고, 여자들은 메주를 쑤고 김장을 담그는 일이다. 무엇이든 미리 마련하여 갖추는 것을 준비라 한다. 　우리 민족은 932회의 외세 침략을 받은 백성이라서 `유비무환`의 정신이 투철한 국민이라 한다. 그래서 그런지 무슨 일에든 일어날 가능성에 투철한 대비가 잘 되어서 거기에 따른 용어(用語)들이 참 많다. 미리 준비하는 예비가 있고, 만일을 염려하여 미리 살피고 지키는 경비가 있고, 늘 갖추어 둔다는 뜻의 상비도 있다. 　그 밖에도 비슷한 의미를 지닌 말로 대비, 채비, 수비, 방비 등이 그 맥을 같이 한다. 준비에는 행동적인 것과 심리적인 것들이 있어 항상 신경이 쓰이는 일들에 적용이 된다.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온 `이솝의 우화`에 "여름을 노래 부르고 지내면 겨울이 되어 배가 고프다"라는 대표적인 말이 있다. 　사건·사고는 예고된 것이 없는 우발적인 일이라서 항상 미리 생각해야 하는 것들이다. 서양 속담에도 "미리 아는 것은 미리 준비한 것이다"라 했다. 쾌청한 날에 소나기를 예상하지 못한 것은 누구나가 경험하는 일이다. 　공무원 사회에서 흔히 듣는 말로 자기가 맡은 업무의 필요 이상의 지식을 준비하는 자는 장래에 있어서 승진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는 사람이란 격언도 있다. 모든 일에도 예비가 잘 되어 있으면 환난이 없다는 말처럼 항상 최악의 상태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하며, 동시에 항상 최선의 상황을 성취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운동이나 시합에 공격과 더불어 수비의 중요성은 언제나 듣는 철칙으로 나의 행동에 따른 상대의 행동도 감지해야 한다. 성서에도 "천국도 힘쓰고 준비하는 자가 차지한다"고 했다. 손자병법에도 남을 알고, 나를 알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장차 날려는 자는 날개를 감추고, 장차 할퀴려는 자는 손톱을 오므린다는 것이다. 　우리 선조들이 경험한 일로 인해서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남기는 속담들이 많다. "석자 베를 짜도 베틀 벌이기는 일반"이란 말은 어떤 일을 많이 하거나 적게 하거나 준비와 격식을 차리기는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개장수도 올가미가 있어야 한다"는 말은 무엇을 하든지 거기에 필요한 준비와 도구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선진국으로 인정하며 작은 일에 충실한 사람이 큰 일도 잘한다고 자명하는 영국인들의 속담에도 "날씨가 좋을 때 돛을 고쳐라", "즐거울 때 주의하라"는 우리말에 `호사다마`와 비슷하다. 　국내에서 일어난 일만해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생겨났다. 가뭄과 폭우로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고, 지진으로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 그리고 그 이유로 파급되는 가옥의 피해가 엄청나게 많았다. 북한의 핵무기 실험과 이상 기온의 악화로 재난에 맞서 방비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조금의 방심도 허용이 안 된 긴장의 상황에서 차근차근 점검해야할 난제가 산적해 있다. 엄격한 준비는 모든 화를 모면할 수 있다. "빈 손으로 새를 잡기는 어렵다"는 누구나 긍정하는 말. 최상의 정책은 준비된 자의 자랑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