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 1주년을 넘기면서 촛불시위에 대한 평가와 촛불시위의 목표에 대한 의견들이 아직도 들쭉날쭉하다. 먼저 촛불시위를 혁명으로 보는 시각과 그렇지않다고 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문재인정부가 그 촛불혁명의 독점적 계승자냐 아니냐에 대한 의견들도 충돌하고 있다. 촛불시위를 주도한 세력이 촛불시위의 대표자격이 있는지, 아니면 당시 박근혜대통령 국정농단의 비판과 반대입장에서 궐기한 모든 국민들의 여론에서 시위의 공통정신을 찾아야 하는지 등의 논의들이 꼬리를 문다.　진영에 따라 주장이 다를 수 있고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 사이에도 서로 입장이 다를 수 있으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문재인정권진영이 반드시 촛불정신을 독점적으로 계승한 것은 아니란 사실이다. 더욱이 촛불시위를 주도했다는 이른바 진보단체들 또한 촛불시위정신을 독점적으로 대표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 까닭은 1년전 시작된 촛불집회에는 당시 박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반대한 모든 사람들이 참여함으로써 박대통령 탄핵에 대한 국민여론의 바탕이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국회의 탄핵발의도 당시 여당의원들의 참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고 탄핵발의가 없었다면 헌재의 대통령파면도 없었을 것이다. 　이는 이른바 진보진영의 반정부시위에 더하여 보수진영의 많은 국민들이 가담했음을 뜻하는 것인 만큼 진보진영의 주장과 논리만이 촛불민심이란 주장은 사실과 논리에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박전대통령의 파면이 헌정사에서는 이변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파면결정은 헌법재판소의 헌법에 근거한 판결로 적법하게 이루어졌고 후속적으로 실시된 대통령선거도 법절차에 따라 실시된 만큼 헌정중단사태에 의한 혁명세력의 비상집권이 아니었다. 　정권교체의 모든 과정이 현행법 테두리내에서 기성정당 끼리 경쟁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것은 정상적인 권력승계인 것이다. 문재인대통령이 촛불시위에서 비롯된 정권교체라는 뜻으로 촛불혁명이라 표현하는지는 몰라도 그같은 표현은 어디까지나 정치적 수사일 뿐 법리적으로나 학술적 근거를 가진 표현이라 하기는 어렵다. 　문대통령이 19대 대선에서 유권자의 41.1%의 득표로 당선되었다는 것은 문대통령을 지지하는 유권자 보다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가 더 많은 가운데 당선되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는 국회의원 3분의 2의 발의로 탄핵심판청구를 했던 국민대표성에도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이다. 문대통령은 무엇을 근거로 촛불민심의 대표성을 말하는 것일까? 단순히 정권을 잡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촛불군중을 포함한 전체국민을 대표한다는 뜻일까? 아니면 여론조사결과 70-80%의 지지도 때문일까? 　이같은 촛불시위의 분석은 문대통령의 국민대표성에 문제를 제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국정운영에서 촛불민심을 특정진영편에서 편협되게 해석하거나 촛불혁명이란 정치적 수사에 꺼둘려 법과 제도를 무시하거나 절차적 민주성을 훼손하는 경우가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여론조사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국민의 뜻을 진영논리에 따라 무시하고 독선적 길로 접어드는 일도 없어야 겠다는 것이다.　최근 신고리5.6호기 원전건설중단과 재개과정에서 법적 근거의 말썽, 정권차원의 일부 적폐청산이 정치보복으로 비치는 것 등이 촛불민심의 자의적 해석에서 비롯되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우려되는 사태는 온 국민이 북핵문제와 관련 한미동맹의 강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판에 촛불시위를 주도 했다는 친정권단체들이 트럼프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반미·반트럼프시위를 벌인다는 것이다. 정부가 북핵해결을 방해하는 세력들의 반미시위 마저 촛불민심으로 보지않을 것으로 믿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