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神)은 인간에게 `만물의 영장`이라는 칭호를 주었다. 생각과 말을 할 줄 아는, 지구상에서 가장 발달한 영묘한 힘을 가진 것의 우두머리란 뜻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존재가 사람이다. 캄캄한 밤에 갑자기 나타난 짐승을 만나면 더운 바람이 일고, 사람을 만나면 찬 바람이 난다고 한다. 사람은 사회적인 존재로서 타인과 더불어 사는 것을 그것의 본성이라 한다. 그러면서 사람은 태어나서 괴로워하고 그리고 희노애락과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쳐 멸한다. 　국문학자 이희승의 `묘한 존재`란 글에, "사람이란 대체로 묘한 존재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 묘하고,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도 모르고 사는 것이 묘하고, 그러면서 무엇을 생각하고 사는지 궁금하고 묘하다" 강도 열 놈은 잡아도, 제 마음속에 있는 한 놈의 강도는 못 잡고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속은 모른다. 수십 년을 같이 지내도 그 사람 그런 줄을 몰랐다는 탄식을 하는 것이 사람이다. 　사람들 사이에서도 사람만치 흉악한 것은 없다한다.다른 짐승들을 서로 잡아먹는 `약육강식`은 있어도 같은 종류 끼리는 잡아먹지 않지만, 인간은 인간을 산채로 죽여 매장시켜 버린다. 　사람은 오직 세 가지 부류가 있다. 하나는 자기가 섬기는 신을 찾고 그 신께 봉사하는 사람, 또 하나는 신을 찾을 수도 없고 또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 셋째는 신을 찾아낼 능력은 있으나 찾으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다. 　교육학자 에머슨은 "세상이 야속하다 말고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어야 하며 세상이 그대를 찾는 사람이 되라"고 했다. 사람은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것보다 남을 위해 살 때에 더 큰 만족을 느낀다. 　사람은 부덕(不德) 없이 덕을, 미움 없이 사랑을, 추함 없이 미(美)를 생각하는 인물이다. 사람은 언뜻 보아 미래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는 것 같으나, 사실은 과거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 　모순된 얘기 같지만, 자기를 가리켜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의인(義人)이 있고, 또는 자기 스스로를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죄인이 또한 사람이다. 　사람의 심리상태는 선과 악이 동시에 존재한다. 사람의 본성은 선천적으로 착하나, 나쁜 환경이나 물욕으로 악한 일을 저지르게 되는 맹자기 주창한 도덕설인 성선설이 있고, 사람의 본성이 악한 것이라고 한 순자의 학설인 성악설이 있다. 　인간은 누구나 남이 자기의 심기를 건드리거나 간섭하고 나쁜 말을 하면 용서하지 않는 성품을 지니고 있으며, 그가 용서하는 사람은 딱 한 사람 자기 자신뿐이다. 　자기애(자기애-나르시시즘)가 너무 강하면 달콤한 말에 쏙 빠지고 귀에 거슬리는 충고에는 화를 낸다. 사람이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에 트라우마(신경질환)를 남기고, 공포와 배신감에 사로잡히면 패러노이드(과도한 의심)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 `자기애`는 자기의 가치를 높이고 싶은 욕망에서 생기는 자기에 대한 사랑이다. 　성인은 "먼저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됨됨이나 하는 일에 사람의 도리(도덕과 윤리)에 어그러짐이 없이 사람답게 살라고 훈육한다. 　표어 가운데는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지만, 그러나 사람들 간에 그 차이가 있음은 분명하다. 옛 시조에 "요순(요 임금과 순 임금)도 우리 사람/ 우리도 요순 사람/ 저 사람 이 사람이 한 가지 사람이라/ 우리도 한 가지 사람이니 한가진가 하노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