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전쟁위기는 이제 시한폭탄이 터질것 같은 초읽기 국면에 돌입한 느낌이다. 전쟁이 일어날 확률이 매우 낮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합리성에 바탕을 둔 전망일 뿐 실제상황은 우발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 8월의 미북간 말폭탄에 이어 최근 유엔총회에서 트럼프미국대통령과 리용호북한외무상간에 주고받은 공격성 발언의 수위는 실제 전시상황에 못지않은 모골이 송연한 수준이었다. `북한을 산산조각낸다`는 트럼프에 이용호는`선전포고`니`영공을 침범치않아도 자위적 공격`이니 하고 맞받아쳐 말의 내용만 보면 실전이 벌어진 것같은 양상이다. 　실제 미국의 전략전투기B-1B편대가 한밤중에 NLL을 넘어 북한측 동해 국제공역상에 출격한 것은 북한의 공격적 대응여부에 따라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 벌어질 수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했다. 중국에서도 한반도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프랑스와 오스트리아도 전쟁위험을 이유로 평창동계올림픽 불참의사를 비치는 등 국내외적으로 위기의식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적어도 북핵문제가 평화적으로 원만하게 해결되지않는 한 우리의 안보위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경우에 따라선 북핵문제가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우리의 바람데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더 복잡하고 심각한 안보불안에 봉착할 수도 있다. 남북간의 문제 뿐아니라 한반도 주변강대국들과의 관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고 국내정치에도 엄청난 지각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　그만큼 북핵문제가 가져올 외교안보의 파장은 국가의 운명이 걸린 국가제일의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심각한 국면에도 국가적 난제를 앞장서서 풀어야 할 우리나라 정치권이 보여주는 행태는 한마디로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인상을 준다. 우선 문재인대통령의 북한핵에 대한 인식은 `북한체제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듯이 우리에게 직접적 위협으로서의 절박함을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더욱이 북한핵도발에 대한 강도 높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기류에 혼선을 주는 800만달러규모의 대북인도적 지원 결정은 북핵에 대한 긴장감을 절감하지못하는 것같은 생각이 들게 한다. 　특히 `촛불혁명`의 기치를 내세우고 전(前)정권은 물론 전전(前前)정권의 `적폐청산`까지 몰아붙임으로써 국내정치의 우선순위도 북핵문제가 `적폐청산`에 밀리는 형세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청와대와 여권이 야권의 협력을 얻어 북핵문제에 대처해도 총력안보와 총력외교를 펼치기엔 역부족일 수 있는데 상대정치세력을 적폐세력으로 몰아붙여서야 어떻게 힘을 모울 수 있겠는가. 물론 부정과 비리세력을 눈감고 가자는 것은 아니다. 법과 원칙에 따라 범법자에게 법의 제재를 받게하면 될 것을 굳이 `적폐세력`이란 정치적 굴레를 씌워 정치적 보복을 가하는 인상을 준다는 것은 국민적 역량을 모아야할 시기에 적절하지못한 처사라 하겠다. 　안보우선을 내세워온 자유한국당 역시 북핵에 대한 인식은 높아 보이나 적절하고 온당한 대처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기는 어려울 것같다. 특히 대미(對美)단독외교를 펼친 것은 국가적 위상을 떨어트리고 우리 정부의 안보외교력을 저하시킨 것이었다. 최근 청와대와 여야정당지도부회담에 홍준표대표가 두차례나 거부의사를 밝힌 것은 어떤 이유에서든 엄중한 안보위기상황에서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홍대표의 말대로 현정권의 안보관이 한국당과 다르다해도 대통령과 여당에 대해 자신들의 주장을 설득력있게 펴야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정치보복이 있다해도 안보회담은 피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