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홀로 깨어 있으면 노트르담의 성당 종 탑에 새겨진 `운명`이라는 희랍어를 보고 `노트르담의 꼽추`를 썼다는 빅토르 위고가 생각나고 연인에게 달려가며 빨리 가고 싶어 30분 마다 마부에게팁을 주었다는 발자크도 생각 난다 　새벽에 홀로 깨어 있으면 인간의 소리를 가장 닮았다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가 생각나고 너무 외로워서 자신의 얼굴 그리는 일밖에 할 일이 없었다는 고흐의 자화상이 생각난다 　새벽에 홀로 깨어 있으면 어둠을 말하는 자만이 진실을 말한다던 파울 첼란이 생각나고 좌우명이 진리는 구체적이라던 브레히트도 생각난다 　새벽에 홀로 깨어 있으면 소리 한 점 없는 침묵도 잡다한 소음도 훌륭한 음악이라고 한 존 케이지가 생각나고 소유를 자유로 바꾼 디오게네스도 생각 난다 　새벽에 홀로 깨어 있으면 미셀투르니에의 묘비명이 생각난다 "내 그대를 찬양했더니 그대는그보다 백배나 많은 것을 내게 갚아주었도다 고맙다 나의 인생이여" 　-천양희`한 번 뿐인 삶, 치열한 질문`　천양희 시인은 새벽을 사랑하는 새벽의 시인이다. 그만큼 삶에 대한 운명에 대한 깊은 깨우침이 녹아있는 시를 쓰는 시인이다. 아름다운 가을 날 삶에 대한 통찰이 담긴 시 한편을 본다 번개 같은 깨우침이 담겨 있다. 나는 지금 내 삶을 잘 살고 있는가? 　나는 비록 실패한 삶일지라도 내 운명을 사랑하는가? 앞으로 나는 어떤 삶을 살고 나의 생을 어떻게 마무리 할까? 등등 평범한 듯 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은 질문을 하고 있다. 시는 생에 대한 질문이다.　위대한 예술가와 천재들의 예술 작품을 떠올리면서 사랑을, 운명을, 음악과 삶의 진실을 얘기하며 결국 다가오는 죽음을 아프게 질문한다.　우리는 저마다 모순투성이, 상처투성이의 현실을 살고 있다. 내일은 좀 더 나아지겠지… 하는 허망한 희망 속에, 후회 없는 삶을 위해 오늘도 마음의 상처에 시의 연고를 바르고 있다.　상처 없는 삶이 어디 있고, 후회 없는 삶이 어디 있을까만. 지금 돌이켜 보면 후회투성이의 삶이다. 그때 나는 최선을 다 했던가? 그 때 내가괴로움을 참고 한 걸음만 더 앞으로 나아갔다면… 그때 나는 너무 쉽게 포기 했던건 아니었을까, 생각하면 안타까운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삶은 곧 죽음이다. "내 그대를 찬양했더니 그대는 그보다 백배나 많은 것을 내게 갚아주었도다 고맙다 나의 인생이여" 라고 묘비명을 쓴 미셀투르니에의 묘비명이 가슴을 치는 희끄무레한 오늘 새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