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동네 깡패가 과도를 들고 마을 주민을 위협하면, 주민은 식칼을 들어야 하는가? 그리고 그 깡패가 사시미 칼을 들고 나타나면, 이번엔 닙뽄도(日本刀)를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즉, 상대가 무기를 들면 이쪽도 같이 무기를 들고 대항해야 한다는 것은, 굳이 머리를 굴릴 필요도 없이 어린아이라도 생각할 수 있는 단순한 대응방식이다. 그런데 누가 옳고 그르고를 떠나 무기를 들고 하는 싸움은 양쪽 모두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가장 현명한 해법은 상대의 무기에 맞설 수 있는 무기 이전에, 상대편의 손에 든 무기를 스스로 내려놓도록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흔히 축제 등의 행사가 있을 때 마다 밤하늘에 쏘아 올리는 불꽃, 구경하는 관중은 잠시 그 화려한 불꽃놀이를 아무 생각 없이 즐기겠지만, 잠깐 동안의 불꽃 향연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경비가 지출되는 지들 잘 모를 것이다. 즉, 불과 수 분간 내지 수 십분간의 볼 거리 제공을 위해 수 천 만원에서 무려 수 억원의 예산이 순식간에 밤하늘로 사라진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런데 지금 북쪽은 우리가 축제 때 쏘아 올리는 불꽃놀이 축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가격의 미사일을 바다에다 대고 지속적으로 쏘아 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하에서도 지진이 일어날 정도의 강력한 폭발물을 터뜨리며 주위의 이목을 받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즉 그들의 인민들은 지금 인간다운 삶은 차치하고 오직 연명을 위해 장마당을 헤매고 있는 데도, 지금 그들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불꽃놀이를 계속하고 있고, 우리가 그기에 관중으로 동원되어서야 되겠는가 그 말이다.　도박에 미친 사람은 수중에 돈이 떨어지면,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다 팔아치워 밑천을 마련하고, 심지어는 마누라까지도 팔아먹는다는 말이 있다. 즉, 머지않아 그 밑천은 곧 동이 날 것이고, 그는 스스로 파멸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철없는 어린아이가 칭얼대는 것은 어른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다. 그런데 아이가 칭얼댈 때 마다 안아주기로 하면 그 아이의 버릇은 갈수록 나빠지고, 드디어는 어른이 감당하기조차 어렵게 된다. 때문에 그런 나쁜 버릇을 고쳐주기 위해서는 칭얼대다가 실컷 울고, 울다가 스스로 지치도록 때로는 철저한 무관심이 아이의 버릇을 교정할 수 있다는 것이 아동심리학이다.　북쪽이 미사일을 한 발 쏘아 올릴 때 마다 화들짝 놀라 한미일(韓美日)이 함께 들썩거리고, 야밤에 NSC를 소집하는가 하면, 이웃나라에서는 방공경보까지 발령을 하며 호들갑들이니, 그들이 이 불장난에 재미를 붙일 만도 하지 않는가? 요즘 북핵 위협에 대비해 우리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고 있지만, 이 좁디좁은 반도 땅에 남북 간에 핵무기 경쟁이 벌어진다면, 주변의 국제관계는 차치하고라도 한반도의 운명이 과연 어떻게 될까? 　비이성(非理性)에 비이성(非理性)으로 대응할 것인지, 비이성(非理性)을 이성(理性)으로 다스릴 것인지가 우리의 이성(理性)이 아닐는지….　입으로 떠드는 것이 국방은 아니다. 말로만 국방을 가장 강조하는 사람들이야말로 유사시엔 가장 먼저 삼십육계(三十六計)를 놓을 사람들일 수 있다. 입이 열 개가 아니라 입이 백 개가 있어도 할 말이 없어야 할 사람들 까지 대목 만난 장사치들처럼 북핵(北核) 안보를 소리 높이 외치면서 오히려 국익과 안보를 더욱 불안하게 하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하게 된다.　"관중이 없으면 광대는 무대를 포기한다" 다만 묵묵히 우리의 국방체계를 다져가며, 그들의 무력시위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면 과연 그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나는 그것이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