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친구들에게 야수와 같은 폭력을 저지른 10대소녀에게도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2011년 대구의 한 중학생이 친구의 괴롭힘을 못견뎌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사건이 우리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준 이후에도 청소년집단폭력사건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폭력의 내용도 가해자들이 어린 나이임에도 최근 부산과 창원, 강릉 등지에서 보여주듯 잔인하고 흉포함은 이미 인간의 모습이 아니다. 　이같은 범죄에 대한 공포감과 증오심을 갖는 우리사회는 가해자의 형벌을 감경하고 있는 현행 소년법을 최고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하자는 여론이 높아가고 있다. 문재인대통령도 이 문제의 검토를 지시할 만큼 처벌강화에 무개가 실리고 있다.　그렇다면 엄한 처벌을 받아야할 어린 청소년의 비행과 폭력은 그들에게만 모든 잘못이 있는 것인가. 물론 개개인의 잘못은 각자에게 책임이 있는 것만은 틀렸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가정과 학교와 사회의 교육을 통해 인격이 형성되고 자질과 지식이 함양된다는 점에서 가정과 학교와 사회의 책임이 본인 못지않게 큰 것도 부인할 수 없다. 　폭행청소년들에게 교화형 처벌 보다 응보형 처벌을 높인다면 과연 이들의 앞날은 어떻게 되고 우리사회는 어떻게 될까?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지금 적용하는 청소년범죄 엄벌주의로 범죄발생율이 낮아지고 범죄의 잔혹성은 떨어질 것인가? 아니면 그 반대 현상이 일어날까?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어릴 때 제데로 된 인성교육을 받지못하고 엄한 형벌로 인생체험을 한 소년폭력범들은 더 크고 잔인한 폭력범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학계의 중론이다.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깨닫지못하고 인간관계의 미덕을 배우지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청소년들은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이같은 인간교육을 제데로 받을 기회를 가지지못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인성교육의 프로그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입시나 시험에 필요한 지식교육에 비해 너무나 소흘한 것이다.　조선시대의 청소년필수교재로 가장 널리 쓰인 `동몽선습`에 나오는 내용들과 비교해 보면 우리시대 청소년들이 배우는 인성교육은 교육의 문턱에도 들어서지못한 느낌이다.　`天地之間 萬物之衆 惟人 最貴 所貴乎人者 以其有五倫也`　(천지지간 만물지중 유인 최귀 소귀호인자 이기유오륜야)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만물의 무리에 오직 사람이 가장 귀하니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까닭은 다섯가지 윤리가 있기 때문이다.　`是故 孟子曰 父子有親… 朋友有信 人而不知有五常 則其違禽獸不遠矣`　(시고 맹자왈 부자유친… 붕우유신 인이부지유오상 즉기위금수불원의)　"그러므로 맹자께서 말씀하시기를`부모와 자식간에는 친함이 있으며… 친구간에는 그짓없는 성실함이 있다`하셨으니, 사람으로서 이 떳떳한 다섯가지 도리가 있음을 알지못하면 날짐승이나 길짐승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요즘 표현데로 바꿔본다면 이 세상에서 사람이 가장 존엄한 존재이고 그것은 인간에게 다섯가지 윤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알지못하면 짐승과 크게 다르지않다는 것이다. 　친구 사이에서도 신의성실이 없다면 마찮가지라는 것이다. 지금 10대들이 저지른 친구간 잔인한 폭력사태는 사람 보다 짐승과 가까운 모습이다. 그렇게 된 까닭은 세상에서 인간이 가장 고귀한 존재란 사실과 그와 관련해 친구간의 신의를 배우지 못한 결과가 빚은 참사라는 이치를 말해준다. 형벌을 강화하는 것만으로 어떻게 10대의 폭력을 교화할 것이가? 조선시대의 교육이 다시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