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사로운 어느 가을 날, 6·25참전유공자 어르신들을 모시고 부산에 위치한 유엔기념공원에 전적지순례 행사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로서, 세계평화와 자유의 대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유엔군 장병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다. 　정문을 지나자마자, 6·25전쟁에서 전사한 유엔군 장병들의 영령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관에서 6·25참전유공자 어르신들과 짧은 시간동안 한국전쟁과 유엔기념공원에 관한 동영상을 시청하였다. 문득 옆자리를 돌아보니, 옆에 앉아 계신 어르신께서는 다큐멘터리 영상에 집중을 하고 계신 듯 했다. 아마, 잠시나마 옛 생각을 하시진 않으셨을까. 　7월 27일은, 6·25전쟁 정전협정 및 유엔군 참전의 날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6·25전쟁 발발일을 기념하여 왔으나 미국·캐나다를 비롯한 유엔참전국은 전쟁이 멈춘 정전협정일을 참전기념일로 정하여 유엔군 참전용사에 대한 희생과 공헌에 감사하며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의 `한국전 참전기념일` 지정과 연계하여 지난 2013년 유엔군 참전·정전 60주년을 맞아 유엔군 참전의 역사적 의의를 재조명하고 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을 기리고 후대에 계승하기 위하여, `참전유공자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공포되었고 같은 해 7·27정부기념식에서 대통령께서 `유엔군 참전의 날`로 선포하여 올해 4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국가보훈처에서는 오늘 오전10시에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UN참전국대표, 국내외 참전용사, 시민분들을 모시고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그래서 기념일을 통하여 유엔군 참전의 중요성을 영원히 기억하며, 유엔참전국과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매일 아침 기일을 맞은 전사자의 무덤에 찾아가 전사자의 이름을 크게 불러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9년째 부산 유엔기념공원 국제협력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레오 드메이 씨의 하루의 시작이다. 그가 유엔기념공원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그의 부친 역시 6·25전쟁 참전용사로서 아버지에 대한 자부심 때문이다. 가족을 남겨둔 채 홀로 떠나온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는 이 길을 택한 걸 후회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몇 년 전 6·25참전국이 어딘지 묻는 길거리 조사를 실시하였을 때, 우리 국민들이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였던 그때를 회상하며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한 참전국과 참전용사들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7월 27일, 그날 하루만이라도 6·25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그분들을 기억하며 감사와 경의를 표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