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무산으로 주민들의 절망감이 깊어지고 있는 시기에 영남의 울산,경주·포항 등 3개 도시가 `해오름동맹`을 결성하고 지역과 국가의 재도약을 다짐한 것은 한줄기 희망의 빛을 밝힌 것이다. 　울산-포항간 고속도로의 완전개통을 계기로 3개 도시가 30분 거리의 생활권이 됨에 따라 오래전부터 지역민들이 염원해왔던 이들 3각 도시의 네트워크 공동체가 실현을 보게 되었다. 인구 200만,경제규모 95조원의 거대지역공동체가 탄생함으로써 산업화시대의 벽두에 포항에 제철소를 설립했던 가슴벅찬 영남권 주민의 체험이 기대감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그것은 `해오름동맹`이 3개 도시의 물리적 결합에 의한 단순한 몸집불리기 수준의 위상강화를 가져온 때문만이 아니다. 물론 이 세도시가 상생협력하는 것만으로도 이전의 독자적 발전체제보다 시너지 효과를 낼 것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보다는 한반도의 발전축이 중국의 부상과 더불어 경부축(京釜軸)에서 서해안축으로 바뀌면서 영남권이 소외지역화(疏外地域化)하는 추세를 보여온데 대한 대안으로써의 희망이 더 큰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이다. 　현재의 국제정세로는 해오름동맹의 미래를 낙관만 할 수는 없지만 러시아 연해주 지역과 통일이후 북한지역의 잠재적 역동성, 유럽으로 가는 북극해로의 개척 등은 분명히 새로운 기회가 될 가능성을 높여준다. 여기에 일본의 중북서부지역과의 경제적 문화적 교류가 활성화된다면 그 효과는 더 크게 상승할 것이다.　이같이 3개도시 내부의 상생협력 효과와 지정학적 요인의 발전 가능성외에도 주목되는 것은 과거 우리의 개발연대에 구축되었던 지역간의 산업적 네트워크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점이다. 포항의 제철공업,울산의 조선·자동차 공업, 대구의 섬유및 자동차부품업,구미의 전자산업, 창원의 기계공업 등이 광역네트를 이루어 영남권이 한국의 경제를 견인했던 사실은 결코 지난 일로만 돌릴 수 없다. 　지금도 울산의 조선,자동차,화학,에너지 산업, 포항의 제철산업, 경주의 역사문화와 자동차부품산업, 이들 지역의 모든 대학과 R&D시설, 소속된 고급전문인력 등은 그러한 기억을 재현시킬 잠재력을 안고 있다. 이번 해오름동맹의 결성은 그같은 잠재력을 현실화하는 기폭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 때 역사적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그러한 역할은 3개 도시의 동맹이 물리적 결합을 넘어서는 화학적 결합을 이룰 수 있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관계처럼 과거 행정구역에서 분할된 지역 끼리 상생을 다짐하는 협력사업들이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기 보다 오히려 지나친 경쟁으로 서로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들이 적지않았다. 그것은 주민들의 이해관계의 문제라기 보다 행정관료들의 소아적 이기심이 빚은 부작용일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해오름동맹은 그같은 전철을 밟지않을 것같다. 동맹의 행정지리적 측면에선 울산은 광역지자체이고 과거에는 경상남도 권에 속했는데 비해 경주와 포항은 기초자치단체이면서 함께 경상북도에 속해 자치단체 동맹구조의 격이 맞지않다. 　그러나 그것은 표면적인 현상일 뿐 신라시대 이래 이들 지역은 같은 문화권에 속해 내면적 동질성을 가지고 있고 주민끼리는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경주와 울산, 포항과 경주는 연담화되어 있고 울산과 포항은 이번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같은 생활권이 된 것이다. 3개 도시 지자체장들의 이번 결단에 큰 박수를 보내며 다시 한번 이들 지역이 영남과 국가의 재도약을 위한 동방의 빛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