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품성이 원만치 못해서 어릴 때 친구로부터 늘 듣는 말이, "야! 너는 양심도 없냐?"고 면박을 당하는 일이 많았다.　양심(良心)이란 말의 의미는, 도덕적인 가치를 판단하여 정선(正善-마음이 바르고 착함)을 명령하고, 사악(邪惡-간사하고 악함)을 물리치는 통일적인 의식을 말한다.　명예를 밖에서 볼 수 있는 거울이라면, 양심은 안에서 보는 명예이고, 인간을 비추는 유일한 등불은 이성이며, 인생의 어두운 길을 인도하는 유일한 지팡이다. 때로는 운명이 대리석보다 강하다고 하지만, 인간의 양심은 운명보다도 더 여물다. 그러므로 인간은 어떤 문자나 어떤 말로도 양심은 결코 허물 수 없는 성벽과도 같다.　우리 모두가 유념해야할 사항은, 내 양심만 깨끗하다면 떳떳한 인품으로 자신 있게 살텐데, 욕심과 오판 때문에 싸움이 생기고, 원수가 생긴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은 내 양심이며, 양심이 인간의 영혼을 채찍질하고 형벌을 당하는 고통을 겪는다.　양심과 명성은 함께 가는 두 개의 사물이다. 양심은 우리 자신에게 돌려야 하는 것이고, 명성은 우리의 이웃과 남에게 돌려야 할 헌신의 반려자이다.　양심이 비뚤어지면 양심(兩心)이 되어 손끝의 가시처럼 빼어 버리면 아무렇지도 않은데 공연히 그냥 두고 견디면 건드릴 때마다 깜짝 놀라는 경우가 생긴다.　양심은 `어진 마음`이지만 자기 자신의 정신적 본원에 대한 의식으로 인간 생활에 신ㄴ뢰할 만한 지도력을 기르는 능력이 된다.　어느 종교학자는 "양심은 인간 내면에 있는 신의 음성"이라 했다. 그런 까닭에 선량한 마음에서 벗어나면 신경통처럼 저려오고, 치통보다 더 아픔을 겪는다는 것이다.　양심의 자유는 인간이 어떠한 법률이나 제도의 선행(先行)에 우위를 차지하며 태어나면서 갖는 권리이다. 이러한 권리는 결코 법률이 부여하는 것도 아니고, 또한 법률에 의해서 강탈당하는 것도 아니라한다.　오늘날에 있어서 양심의 자유는 인간이 선호하는 신념을 소유하는 자유뿐만 아니라 그 신념을 널리 선전할 수 있는 자유로 이해되고 있다. 그래서 양심은 착한 생활의 증권이며, 또 하나의 보수로 신성한 본능이며, 하늘의 소리이고, 인간 존재의 확고한 안내자로 선과 악에 대한 올바른 심판자이다. 그리고 인간 본성의 우수성과 인간 행위의 도덕성을 낳게 하는 모체의 역할을 한다. 　사람은 보이는 사물에 영감을 받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심안(마음의 눈)으로부터 강한 충격을 받고 감동·감화를 느끼게 만든다. 　우리들은 날마다 자신의 양심과 숨바꼭질 한다.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잘 숨는다. 남의 잘못이나 죄를 운운하기 전에 상대방의 눈으로 내 속을 들여다보게 하라.　영국 속담에 "좋은 양심은 부드러운 베개"이며, "양심은 영원한 축일(祝日)"인 동시에 "죄의 고발자"라고 한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양심에 물어 부끄러운 데가 없으면 언제나 축제 같은 기분 속에 산다. 더욱 놀라운 교훈은, 양심은 간지럼과 같아서 타는 사람이 있고,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옷은 세탁할 수 있지만 양심은 세탁할 수 없는 불가시적 존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