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이란에 가서 우리 전통문화를 중심으로 문화축제를 벌이는 것은 획기적인 경사이다. 이란은 박근혜 대통령의 방문으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의 새로운 출구로 국민적인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시 고대 페르시아와 신라의 인연을 그린 쿠시나메 서사시를 언급하여 고대 신라를 이란에 알리고 경주를 단번에 홍보하는 효과를 누렸다. 이처럼 국가원수의 후광까지 입은 상태에서 경주시가 주최하여 이란에서 문화전을 펼치는 것은 큰 영광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경주시는 경주라는 한 지역을 대표해서 이란 문화전을 여는 것이 아니다. 국가대표로 가는 것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방문의 후속조치 적 문화사절로 가는 것이다. 이란은 물론 중앙정부와 박근혜 대통령이 경주의 이란 행사에 큰 기대를 걸고 지켜보고 있다고 봐야한다. 개막식에는 총리 최소한 문화부 장관도 경주시장과 함께 참석할 것이다. 이렇게 기대가 크고 영광이 큰 만큼 걱정도 큰 것이 사실이다. 경주는 늘 나라를 대표한다는 생각으로 "경주 is 코리아"라는 시정슬로건을 내 건은 참으로 훌륭하다. 하지만 그동안 경주시가 기획하고 추진해온 문화행사들이 국내최고수준과 국가대표 급이었는지 자문해보면 "다 그렇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정확할 것이다. 물론 지자체 행정의 특성상 지역주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행사를 펼쳐 야는 사정도 많다. 그렇지만 경주시가 이란에서 펼치는 문화전은 경주지역에서 벌여온 신라문화제 수준이어서는 결코 안 된다. 만약, 경주에서 그동안 펼쳐온 수많은 문화행사의 수준으로 이란 행사를 추진할 경우 경주는 국가대표 문화사절단이라는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많지 않은 행사예산에서 사절단 여행 및 의전경비까지 감안하면 순수 행사 예산은 큰 행사취지에 비해 턱없이 모자란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경주문화전이 성공하려면 소수정예, 국가대표 급 최고수준을 엄선해서 절대 행사 가지 수를 늘이지 않고 수준에 초점을 맞춰야한다. 그렇지 않고 이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는 그렇고 그런 콘텐츠를 단지 경주의 것이라고해서 한데 모아서 이란으로 가져가는 경우 국가망신 대통령 망신을 주는 낭패를 초래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란이 회교혁명이후 비록 폐쇄적인 시기가 길었다고 하지만 패르시아 제국의 후예들이고 사우디와 더불어 이슬람의 맹주를 자처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문화예술에 대한 안목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런 나라에 어설프게 의욕만가지고 접근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기술적으로 이란의 경주문화전이 성공하려면, 우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고의 문화전 예술총감독을 선임해야한다. 이 사람에게 전권을 주고 세계가, 이란이 감동할 수준의 콘텐츠를 엄선해서 가져가도록 해야 한다. 재삼 강조하지만 많아야 30억 원에 지나지 않는 이란 문화전 예산을 가지고 행사의 수자를 늘이는 유혹에 빠지거나 행사기간을 길게 잡는데 메달려서는 실패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다녀온 이란에 경주시가 비록 1-2개의 문화콘텐츠를 가져가더라도 기립박수가 나오고 연장공연이나 연장전시요청이 들어올 것을 최고수준의 것을 가져가면‘대박’날 것이다.  반대로 이런 저런 이유로 그렇고 그런 수준의 것을 많이 가져가면 많을수록 경주 망신은 물론 나라망신만 시키고 박대통령 체면만 구기게 할 것이다. 경주의 문화인들을 비롯해서 경주 사람들도 이번 이란행사가 단지 경주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고, 나라를 대표하고, 박근혜대통령의 외교를 문화적으로 뒷받침하는 국가대표행사라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따라서 무턱대고 경주인들의 참여를 늘려달라고 시청에 압력을 넣거나, 사회단체 등이 자신들의 생색을 내는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 경주의 것이라도 이란을 감동시키고 세계수준에 닿는 것이라는 당연히 이란으로 가져가야한다. 수준을 가리지 않고 경주의 것이라고 해서 “너도나도”식으로 집착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