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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home/kbsm.net/www/default/include_skin02/head_view.inc.php on line 64 민주주의를 생각한다 - 경북신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헌법 제 1조 1항과 2항의 내용이다.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지금까지 존재했거나 존재하는 여러 정치체제 가운데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는 데에도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심지어 민주주의와는 수억 광년만큼이나 거리가 먼 북한마저도 스스로를 조선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부르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민주주의가 가장 바람직한 정치형태라고 해서 늘 가장 효율적인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필연적으로 비효율적으로만 보이는 논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국민 개개인이 모두 주권자이며 그들 각자의 바람은 크건 작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친구든 형제든 가까운 이와 함께 작은 사업이라도 해본 사람은 안다. 이전까지 단 한 번도 갈등을 빚지 않았던 그 가까운 동업자와 사업에 대해서 의견의 일치를 보이는 경우는 안타깝게도 매우 드물다. 단 두 사람의 주인만 있어도 의견이 갈라지는데 5천만 국민이 주인인 이 민주공화국에서 모두 같은 생각만 하길 바란다면 그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다시 민주주의 국가는 늘 시끄럽다. 그것은 어쩌면 민주주의의 본질 가운데 하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시끄러운 소리가 싫다는 사람들을 드물지 않게 본다. 시끄러운 소리가 나지 않는 나라는 전제주의 국가뿐이다. 오직 한 사람, 혹은 몇몇 사람들의 지시에 모든 국민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나라가 좋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민주주의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다. 우리나라는 공화국이다. 공화국이란 함께 화합하는 국가를 이른다. 나와 다른 생각을 추방하고 오직 나와 같은 생각만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국가는 절대 공화국이 아니다. 가장 아름다운 합창은 다양한 목소리가 다양한 음정으로 하나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민주주의는 그 합창에 가까워야 할 것이다. 더 나은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되 서로 다른 목소리들이 반드시 섞여 있어야 한다. 이제 곧 한가위다. 가깝거나 멀리 떨어져 있던 혈육들이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다. 늘 같은 목소리만 듣다가 다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다. 내 생각만 옳다고 목에 핏대를 세우지 말고 멀리서 온 반가운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그러고 나서 내 생각도 차근차근 말해 보자. 얼굴 붉히지 말고 세련되게 떠들어 보자. 시끄러워도 아름답게 시끄러워 보자. 진흙탕에서도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연꽃 같은 것, 그것이 민주주의다. 이 종 훈 GPI창조독서클럽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