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 새해도 벌써 2월을 통과하고 있다. 빠르다.
　

이 시는 싱그러운 봄날 아침, 산촌의 한가롭고 평화로운 풍경을 맛깔스러운경상도 사투리로 옷을 입혀, 손에 잡힐 듯 묘사한 경상도 사투리 詩다. (고향이경상도가 아닌 독자들에게는 다소 잘 읽히기가 난해 하겠지만, 재밌다.)
　

상희구 시인은 대구 시인이다. 빼어난 상상력으로 '발해'란 시집을 냈고,최근에는 20년의 대장정 끝에 자기가 나고 자란 대구를 경판 새기듯, '팔공산'이란 제목으로 '경상도 사투리의 속살!'을 독특하게 시집으로 묶어냈다.
　

상희구 시인은 대단한 역량을 가진 보기 드문 시인이다'경주 사투리'나 '대구 사투리'나 모두 '경상도 사투리'다, 그 무뚝뚝한 된장국냄새가 풍기는 정겨운 경상도 사투리는, 요즘 독자들에겐 살가운 새 맛을 준다 .
　

이 시의 재미는, 봄 날 아침, 참새 떼의 조잘거리는 새 소리를 "아이고 시끄럽어라" 하는 할매에게 "할매야 째째가 (참새가) 밥 돌라 안 카나"하고 통역(해석)하는 어린 손주, 순돌이의 어른 뺨치는 절묘한 새소리 '통역'에 있다.
　

그때서야 "아이고 우얏끼네라 내가 여태 그 생각을 몬했구나 쟈들이(참새) 배가마이 고팠던 갑다" 후회 하면서 "실겅(시렁)밑에 쌀네끼(쌀알) 쪼매마(조금) 갖다가흩쳐조라(흩어주라)" 하는 할머니의 정겨운 그 말씀, 그때 이 광경을 담을 타고 오르던 "나팔꽃들이 보고 빙긋이 웃는다"는 싱그러운 산촌! 청신한 봄날 아침 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