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은 뚜렷한 '1강'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다. 최근 여론 조사를 보면 이 후보와 윤 후보 사이에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접전 양상이다. 안 후보와 윤 후보 사이 단일화 변수가 남아있지만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 가족들을 둘러싼 1, 2위 후보 간 난타전이 이어지면서 '누가 덜 나쁜지'를 가리는 최악의 선거라는 한숨도 들린다.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방 후보의 약점을 헐뜯고 물고 늘어지는 행태는 이미 도를 넘어섰다. 지지자들 또한 경쟁 후보를 향한 인신 모욕성 댓글 달기에 여념이 없다. 가족 리스크로 인해 양당 후보 부인들은 선거판의 전면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을 뽑는 선거인지, 대통령 가족을 뽑는 선거인지 모르겠다는 푸념도 나온다.
　

투표일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22일이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2년이 넘어가면서 연일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치러진다.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한계치를 넘어섰다. 치솟는 물가는 서민들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다. 폭등한 부동산 가격으로 세대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취업난 앞에 좌절하는 청년들은 아우성이다. 경제성장의 동력을 찾아야 하고 북한 핵 문제도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현명한 길을 개척해야 한다. 자식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연금제도 개혁도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네거티브로는 부동층을 흡수하는 데 분명 한계가 있다. 지역감정을 자극하거나 분단상황을 악용하려는 후보도 경계한다.
　

부동산 대책, 코로나 지원금 등 그동안 선심성 공약이나 정책을 섣불리 내세웠다면 지금이라도 꼼꼼하게 가다듬으며 구체화해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길 기대한다. TV 토론은 각 후보의 생각을 유권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허위 사실, 확인되지 않은 것들로 상대방을 몰아세우기보다는 팩트에 기초해 묻고 답하는 성숙한 토론 과정을 보고 싶다. 어려운 시기에 누가 대한민국을 끌어갈 지도자인지 선택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유권자가 현명해야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지도자를 가질 수 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