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절대적 빈곤과 6·25동란의 폐허 속에서 단기간 압축적 성장으로 세계 10위 경제대국에서, 이제 국민들이 힘을 합치면 향후 세계 5대 강국, G5로 등극할 날도 불가능하지 않다.
　

수년 전 골드만 삭스는 2050년이면 한국은 G2가 된다고 예측하여 희망을 선사하였다. 세계적인 양극화 심화로 위기에 처한 세계 자본주의도 기본소득 경제철학에 따른 소득불평도 개선으로 따뜻한 공동체 자본주의를 향한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자본주의 선도국가로서 전 세계에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경주도 그 희망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다. 바닥 현장을 다니며 느끼고 또한 보내오는 성원의 문자 메시지를 보면 경주도 바뀔 것 같다. 시민 각자는 변화의 움직임을 아직 체감하지 못하지만 여기저기 민심을 합쳐 보면 변화가 느껴진다. 경주는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고.
　

다들 되겠나 그 보수지역에서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어려우니 보람되고 의미있게 할 수 있다. 그런데 대구경북 민심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꽁꽁 얼어붙어 엉어리졌던 그 마음도 녹아내리고 있다.

좌우 정파적 민심이 이재명의 실용적 접근으로 달라지고 있다.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던 그 민주당이 오히려 대통합의 길로 가고 있다.
　

이렇게 가면 전통적 경주도 달라진다. 달라지는 그 민심을 직접 느낀다. 그렇지만 아직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길이 없으니 서로 모르고 있을 뿐 변화는 땅속에서 시작되고 있다.
　

물론 부정적 선입견에 갇혀 있는 사람들이 다수겠지만 시민 각자의 변화 욕구가 확인되면 변화는 한순간에 올 수도 있다.
　

박정희 대통령의 보문단지 개발 이후 60년 만에 그 향수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민심 하나하나가 모아져 가고 있다. 경주도 새 역사가 쓰여질 것으로 읽혀진다.
　

전국에서도 경주 변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왜냐하면 그것은 경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행정수도 서울이 있다면 역사수도 경주가 있다. 그 역사 수도가 어떤 정치의 한쪽에 함몰되어 오랫동안 변화를 거부했다.
　

그런데 내부 자성 속에 외부의 관심과 젊은 문화 유입이 경주 변화의 한 요소가 되고 있다. 벼슬(고시)출신을 중시하는 경주시민 선택의 결과인 경직적 관료주의가 종료를 고하고 시민의 욕구가 밑으로부터 전달되는 역동적 시민사회 경주가 태동되고 있음을 느낀다.
　

새 시대의 도래는 대선 같은 어떤 계기로 나타난다. 1995년 민선시장이 선출된 지 27년, 이제 변할 때도 되었다고 느끼고 있는 순간, 이재명의 등장으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지난 12월 초, 이재명이 방문한 경주 이씨 제실 표암재에서 출발해 그가 찾은 황리단길에서 그 변화의 물꼬가 터지고 있다. 표암재 바람에서 시작해 전국적 개방구인 황리단길이 경주 변화에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
　

전국에서 사업차 온 황리단길의 젊은 자영업 상인들이 변화에 또 하나의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끼리끼리 옹기종기 문화에 균열이 생기며 2,30대의 합리적 MZ문화가 경주를 파고들고 있다.
　

그새 경주도 조금씩 달라졌다. 이제 새 역사가 출발할 분기점에 와 있다. 아기 울음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지역대학이 위축되고 활력을 잃으면서 새로운 탈출구를 찾기 시작해야 하는 절박함 속에 변화는 필연이다.
　

왕궁 복원 같은 불가능한 먼 미래보다 당장 먹고사는 현실 문제해결이 시급한 상황에서 기다려도 기다려도 달라진 것 없는 경주를 지켜보면서 시민들의 잠재된 불만 속에 변화의 물꼬가 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