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주 전 세계 신규 확진자가 일주일 전보다 11% 증가했다면서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각국이 다시 마스크를 쓰고, 국경 빗장도 걸어 잠그고 있으나 오미크론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확인된 셈이다. 국내에서도 'n차 전파'를 본격화하고 있는 오미크론이 조만간 델타 변이를 밀어내고 우세 종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WHO의 권고대로 방역을 다시 강화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정부는 지난달 초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한 이후 확진자가 차츰 늘어 마침내 하루 8천 명에 육박하자 지난 18일부터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4인으로 줄이고 각종 시설의 영업시간을 오후 9∼10시로 제한하는 내용의 긴급 방역 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그 종료 시한이 다음 달 2일인데 정부는 이를 2주가량 연장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방역을 강화하고 고령층 등의 3차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유행이 다소 주춤해졌으나 여전히 신규 확진자가 하루 5천 명대이고 위·중증 환자 숫자는 열흘 연속 1천 명대를 기록하는 등 아슬아슬한 국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외 사례처럼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위험도 상존하고 있다. 정부의 방역 강화와 백신 접종 독려, 이에 대한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 그리고 의료진의 헌신으로 불길을 이제 겨우 잡았는데 섣불리 고삐를 늦추면 더 큰 위기가 초래될 수도 있는 만큼 현행 거리두기 체제의 연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문제는 거리두기가 연장되면 경제적 취약 계층의 고통도 함께 연장된다는 것이다. 지난 28일 발표된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해 소상공인 87만 명이 사라졌고, 사업체당 평균 영업이익은 약 19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43.1%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직격탄에 사업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았고, 버티더라도 최저임금조차 벌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손실이 누적하고 방역까지 강화된 올해는 상황이 더욱 나빠졌을 것이다.
　

거리두기를 당분간 유지하되 소상공인과 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손실 보상이 충분해야 하는 이유이다. 특히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한계점에 이른 만큼 보상 규모 못지않게 속도도 중요하다. 행정 절차상 난점이 있겠지만 선 지원, 후 정산 방식을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코로나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로서는 거리두기 연장에 야속함을 넘어 분노를 느낄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유행을 잡지 못하면 민생은 더욱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 고통스럽더라도 다시 한번 힘을 내주길 당부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