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은 빛의 반사를 이용하여 얼굴이나 여러 가지 모습을 비추어 보는 기구로 옛날에는 구리나 쇠로 만들었으나 지금 보통 유리뒤에 수은을 발라서 만드는데 그 용도에 따라서 크기와 모양이 다양하다. 이름도 많아서 구리로 만들었다고 동경에서 면경·체경·색경이라 한다. 흔하게 위치하는 곳은 목욕탕·이발관(미용실)에서부터 사람이 통행하는 곳에는 어디든 거울이 걸려있다.
　

그래서 거울에 관계되는 유래도 더러 있다. 모범이나 교훈이 될 만한 사실과 귀감을 상징하기도 한다. 한 예로, '실패를 거울로 삼다' 거울의 원체는 유리다. 도자기나 유리의 원료인 규사나 석회 따위의 몇가지 물질을 넣어 녹였다가 냉각시켜 만든 물질로 단단하고 투명하나 깨어지기 쉬워 '파경'이란 말도 생겨났다. 부부의 영원한 이별을 비유하는 말로, 파탄을 의미한다.
　

파경은 옛날 어떤 부부가 조각낸 거울 한쪽씩을 정표로 삼아 잠시 헤어졌는데 여자가 변심을 하자 여자의 거울 조각이 까치(원인)가 되어 전남편에게로 날아갔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사람들은 매일 아침 직장이나 일터에 가기 전 거울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모두가 궁금한 수수께끼 같지만 대답은 한결같다는 심사다. 학생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과 잘 사귀고, 그 밖에 사업가는 운수가 대통하여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을 기대하면서 출근 할 것이다.
　

거울이란 것은 얼굴과 몸체를 보는 것이다. 얼굴에 불길한 것이 묻지나 않았는가, 또는 얼굴 빛이 평화스럽지 못하지나 않는가 하는 것을 살피는 것이다. 그래서 군자는 거울을 대할 적마다 그 거울의 맑은 본성을 취해 얼굴에 비치는 거울처럼 자신의 마음을 맑게 하여 세상을 비치길 모두가 기대한다.
　

제 모습 비춰보는 '마음의 거울'이란 흐림과 맑음의 대담이다. 모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 속에 거울을 가지고 있다. 그 거울로 말미암아 자기 자신의 결점과 여러 가지 약한 곳을 확실히 볼 수가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 거울을 향해 짐승과 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자기를 향해 짖든지 아니면 물어뜯는다는 버릇을 갖고 있다.
　

거울은 진실만을 전한다. 사실 거울은 그대가 누구인지를 전혀 보여주지 못한다. 거울은 '그'가 그대에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그것만을 이야기한다.
　

승려 시인 한용운의 '선과 인생'에서 거울의 밝고 비어서 아무런 의식이 없지마는 능히 만상을 비춘다. 그러나 가끔 티끌이 끼어서 그 밝은 것을 가리면 비치는 힘을 잃고 만다.
　

그렇다고 거울의 밝은 것이 근본적으로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티끌에 가려졌을 뿐인 즉, 그 때(추한 것)를 벗기면 그 밝은 것이 다시 나타나 상대의 모습을 밝게 한다.
　

거울은 '소리'를 거부한다. 그러기에 거울 속에는 동작이 있을 뿐 '시간'이란 것이 없는 것이다. 거울 속의 그림자가 실체 구실을 하며, 실체가 반대로 거울의 그림자처럼 되어버린 세상에 인생이 존재한다.
　

중국 고사 사마천의 '사기'에 보면 진시황의 방에 거울이 있었는데 이 거울은 사람의 심담(마음의 바탕과 담력)까지 비추었다고 한다. 고시조에 비탄의 한숨이 서린 글귀가 소개되었다.
　

미인이 나를 이별하고 가면서/ 거울 한 개를 남겨놓고 갔다/ 다시는 꽃 같은 얼굴을 비추어 볼 수가 없으니/ 연꽃 떨어져 버린 가을 호수와 같구나/ 몇 해가 되어도 손질 한 번 안 했더니/ 거울에 먼지만 끼어 있네/ 오늘 아침에 비로소 먼지를 털고/ 내 얼굴을 비추어 보니/ 초췌만 하여 마냥 쓸쓸했다.
　

여성이 거울을 자주 보는 것은 자기 모습을 보는 것이 아니라 남의 눈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