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자치단체가 치안사무의 공동책임자로 스스로의 권한과 책임 하에 경찰행정과 연계하여 지역특성에 맞는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치안행정에 주민의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주민생활과 밀접한 아동·청소년·여성·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보호와 방범 등의 생활안전과 교통 등의 업무에 집중하여 도민들의 치안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제도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국가경찰과 자치경찰 사이의 조직, 인사 및 예산, 지휘체계 등 권한과 자원배분에만 매몰되어 새로운 제도설계과정의 핵심인 치안서비스의 수요자인 국민을 고려하지 않는 제도 설계는 결국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이 완전히 분리되는 이원화 모델에서 경찰의 사무만 분리되는 일원화 모델로 귀결되어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 무늬만 자치경찰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진정한 자치경찰로 거듭나기 위해 지난 4개월여 동안 분주하게 준비하고 달려왔다. 자치경찰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다양한 과제를 공론의 장으로 끌어내어 다 함께 해결 방안을 모색 할 때 진정한 자치경찰로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 입장에서 제도의 취지와 목적을 이해할 수 있는 대대적인 홍보활동이 필요하다. 최근 한 광역자치단체에서 실시한 자치경찰제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7명은 자치경찰제를 잘 모른다고 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제도가 출범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홍보활동은 미흡하고 지방자치단체별 각개전투로 홍보를 하니 그 효과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개별 광역자치단체를 넘어선 행정안전부, 경찰청 상호 협업을 통해 국가차원의 홍보플랫폼을 구축하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쌍방향 온라인 소통창구의 활성화로 국민과 함께하는 자치경찰로 거듭 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자치경찰중심의 완벽한 이원화 모델을 도입해야 한다. 현재는 국가경찰의 조직, 인력, 재정, 사무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사무의 성격에 따라 자치경찰사무의 50%이상이라는 애매모호한 기준으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구분하고 있다.
　

지구대·파출소 등 지역경찰이 순찰, 약자보호 등 실질적으로 자치경찰사무 대부분을 수행하고 있으나, 소속은 국가경찰(112치안종합상황실)로 편제 되어 위급한 상황에 치안서비스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이러한 제도 설계는 과연 누구를 위한 자치경찰인가 하는 의구심을 품게 한다.
　

셋째 위원회의 실질적인 권한 강화이다. 형식적으로 경찰조직을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분리하여 조직은 있으나 실질적인 권한행사는 불가능하다. 특히 제도 운영의 핵심인 조직, 인사, 예산 등에 있어 위원회 차원의 실질적인 권한 강화가 절실하다.
　

먼저 위원회 사무국 직원 구성·운영에 있어 자치경찰을 표방하면서 소속 경찰정원을 3명으로 획일적으로 규정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또한, 임용권을 가지고 있음에도 평정권한은 없고, 승진심사와 추천권한은 배제 되는 등 형식적인 인사권의 한계가 있다.
　

특히 예산의 편성과 집행, 시스템상의 불일치 등으로 국가가 배정해 주는 예산을 자치경찰위원회라는 꼬리표만 달고 경찰청에 투입되는 실정이다. 진정한 자치경찰제가 되려면 짜여진 형태의 국고보조금이 아닌 포괄교부세 형태의 지원으로 지역특성에 맞는 정책에 예산이 수반되는 프로세스로 가야할 것이다. 이런 재원은 과태료, 범칙금 등을 시도 세외수입으로 이전하면 가능 할 것이다.
　

넷째 위원회 사무국 업무 파이를 키워야한다. 예를 들면 CCTV, 과속방지턱 설치 및 특사경 업무를 위원회에서 일원화하여 일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조직진단, 예산 등의 계획을 수립하여 순차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진정한 자치경찰을 원한다면'자치'라는 단어의 근본적인 재해석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무늬만 자치경찰','기형적인 자치경찰'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걸음마 단계인 자치경찰제가 갈 길이 멀다. 이 시점에 자치경찰제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자치경찰제는 국민들에게 치안서비스의 공백을 최소화하면서 지방행정과 치안행정의 융복합으로 자치경찰사무에 있어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난 1여년 간 디딤돌은 놓았다고 생각한다. 제도의 취약점을 치안서비스의 수혜자인 국민들의 관점에서 수정·보완하여 국민을 위한 따뜻한 자치경찰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